2008년 09월 29일
GAP True Music Concert 2008.09.26(금) 후기
다음 영국팝 카페 덕에 갭 트루뮤직 콘서트에 갈 기회를 얻었고, 이렇게 후기를 올립니다.
저녁 6시 강남역에서 아르바이트 퇴근을 하고 헐레벌떡 홍대입구로 가서 도착했을 때는 7시 10~20분 가량이었습니다. 첫번째 게스트인 킹스턴 루디스카가 오프닝 무대를 막 시작했더군요.
1. 킹스턴 루디스카

전체적으로 흥겨운 무대를 보여주었습니다.
스카에 베이스를 둔 음악이었는데, 제가 이쪽 장르에 대해서는 잘 몰라서 정통에 가까웠는지, 아니면 대중적인 취향에 맞추어서 다소 변형을 했는지의 여부는 잘 알 수 없어 아쉬웠습니다. 저 뒤에서 손으로 북을 치시던 분이 나중에는 마이크를 잡고 분위기를 리드하시더군요. 아주 재밌으셨습니다. 밑의 사진에서 빨간 옷을 입으신 분이셨어요.

여기서 잠깐 하나 주목하실 것이 있습니다. 눈썰미가 좋으신 분이라면 평균적인 콘서트 무대에 비해서 조명이 상당히 밝은 것이 느껴지실 것입니다. 마치 촬영용으로 사전에 준비해뒀던 정도의 조명이죠. 아니나 다를까, 이 모든 무대를 엠넷에서 촬영해가더군요.

유료 관객보다는 초대권 관객이 더 많아보였고, 실제 팬들이 모인 콘서트장이라기에는 지나치게 잠잠했던 분위기 등이 방송용으로 촬영된 쇼케이스 분위기가 짙었습니다. 보시는 것 같이 갭의 로고가 공연장의 좌우를 장식했고요.

갭의 로고가 잘 보이시죠? 아니나 다를까, 오프닝 밴드에서 빨간 티를 입은 그 싸나이는 갭에 관한 농담을 하더군요.
아무튼 결론적으로 평가하자면 킹스턴 루디스카는 무난한 무대를 보여주었습니다.
처음 이런 음악을 듣는 분이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만 딱 해줬죠. 꽤나 안정적이었습니다.
2. 허클베리핀
허클베리 핀의 무대는 무척 열정적이었습니다.
몇년 전에 라이브 무대에서 봤을 때와 그다지 달라지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어요.

가장 최근 앨범인 <환상... 나의 환멸>을 갖고 계신 분이라면 친숙할 법한 허클베리 핀의 로고부터 열정적인 무대 매너, 마지막 곡 즈음에 무대 앞으로 성큼 나와 마이크를 넘기고 관중석을 향해서 물을 뿌리는 등의 돌출행동 등에서 "이것이 어느 스폰서가 주최하는 공연인지를 떠나 우리는 우리의 공연을 할 것이다."라는 의지가 보여서 참 좋았습니다. 연주가 격해질 때마다 뒤로 가서 조용히 기타 연주만을 하는 이기용 씨의 '히키코모리 기타 솔로'도 인상적이었고요 ^^



"역시 이소영은 카리스마 짱이야!"라는 느낌이 드는 공연이었습니다만, 순간 다른 생각도 들더군요.
"이것이 과연 일반 관객에게도 먹힐 것인가?"
과연 일반 관객이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보기에 좋은 것이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휘파람'같은 곡으로 중간에 한번 숨을 고르고 들어가는 것도 좋았을 것 같은데요. 분명히 공연의 질은 우수했습니다만, "지명도가 깡패"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일부 관객만 호응을 보이는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마지막 공연인 '바비킴 & 부가킹즈' 때 더 다루겠습니다.
3. 문샤이너스


일단 공연의 질에 관해서는 일단 좋았지만, 상당히 본인의 주관이 들어가 있을 것이므로

...진짜차승우님짱멋있고진짜다들잘하고느므느므좋아염이거어떡해염문샤이너스짱짱!!!
뭐 아무튼 인상적이었던 것을 두가지를 꼽자면,
1. 차승우의 송라이팅은 노브레인 시절부터 은근히 스트레이트 록큰롤에 가까웠구나...
2. 드럼치시는 분이 예전에는 몰랐는데 노장이었다. 정말 멋있다!
정도 되겠습니다. 절제된 드러밍이 인상적이더군요.
4. 가리온

(DJ와 MC만 나오는 공연의 특성상 어느 사진을 찍어도 비슷비슷해보여 하나만 올립니다.)
폰카로 찍은 사진을 보여주고 자랑질을 하니 힙합 좋아하는 친구 녀석이 아주 죽더군요. 일단... 정말 잘 합니다! 힙합은 정말 스튜디오판하고 라이브하고 느낌이 엄청나게 다른 장르 같아요. 정규 앨범으로 들을 때는 고만고만하게 느껴지던 곡들이 직접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것을 보니 눈이 번쩍 뜨이더군요. 솔로 입장에서 사랑타령하는 노래 하나는 무척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만 힙합에 그렇게 호의적이지만은 않은 저도 마지막에는 들썩들썩 몸이 움직일 정도로 좋았습니다!
5. 바비킴 & 부가킹즈
솔직한 감상부터 이야기하자면 가장 별로였습니다.
"정말 못한다"같은 이유가 아니라, 지나치게 계산되고 연출된 냄새가 많이 났기 때문이죠.
일단 오프닝 트랙은 바비킴 혼자 나와서 히트곡 '고래의 꿈'을 부르며 시작합니다.

그리고 부가킹즈를 소개해서 같이 나옵니다.

노래를 부릅니다. 콩트를 합니다. 모든 것이 관객의 참여 여지가 없이 치밀하게 계산되어 있습니다. 살짝 아쉽게 하고 나갔다 앵콜로 바비킴 혼자 나와 히트곡 'Let Me Say Goodbye'를 부릅니다. 끝입니다.
...처음에는 바비킴을 실제로 봐서 좋았습니다만, 점차 빤히 보이는 전개에 지루해하게 되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이게 가장 관객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다 깨달았습니다. 관객들은 그저 자신이 익숙한 것을 보는 걸 더 좋아하는 것이죠. 자기가 아는 노래 나오면 다 따라부르고, 농담 나오면 웃어주고, 그렇게 잘 짜여져 있으니까 지루하지 않으면 좋고...
공연의 질이 나빴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하지만 '상업화되는 한국 가요계에 진정한 대안 음악을 소개한다'라는 취지하고는 이미 몇만 광년이 멀어져 있어서 문제죠. 그리고 그 안의 관객들은 그렇게 진부한 것에 가장 즐거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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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공연이었습니다. 일단 "지명도가 깡패"라는 제 평소 생각을 더욱 더 굳건하게 해주었고,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한국 인디와 메이저 가요계 사이에는 더 큰 간극이 생길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뭐, 그래도 평소 좋아하던 인디밴드를 보는 것은 즐거운 경험이었고
말로만 듣던 가리온을 직접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다만 마지막 순서의 뒷끝이 조금 씁쓸했다는 게 문제지요
# by | 2008/09/29 01:37 | 음악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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